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검찰이 핵심 관계자인 명태균 씨로부터 오 시장이 사업가를 통해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하려 했다는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하면서, 사건의 진실을 둘러싼 공방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 언론사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강혜경 씨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당시 후보에게 13차례에 걸쳐 비공개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했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여론조사 비용 3천300만 원은 오 시장의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 모 씨로부터 지급받았다고 폭로했다.

 

강 씨는 "13번 정도의 자체 조사가 있었고, 공표 조사까지 포함하면 개수가 더 많은데 우리끼리 보려고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거든요."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오세훈 시장은 즉각 "미공표 여론조사를 의뢰한 사실이 없으며, 명태균 씨와는 단 두 번 만났을 뿐"이라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명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창원지방검찰청 수사팀은 명태균 씨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오 시장의 주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명 씨는 검찰 조사에서 "2021년 1월과 2월 사이에 오세훈 시장을 총 4차례 만났다"고 진술하며 오 시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명 씨가 오 시장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지시 정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는 점이다. 명 씨는 "오 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문제 때문에 여론조사 비용을 직접 지출할 수 없어, 자신의 측근인 사업가 김 모 씨가 대신 비용을 지불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오 시장이 김 씨에게 2천만 원을 빌리러 간다고 말했다"는 진술까지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명 씨는 당시 오 시장이 국민의힘 경선 경쟁 상대였던 나경원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서 뒤지는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자, 자신을 서울로 직접 불러 여론조사를 의뢰하게 된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오세훈 시장 측은 SBS와의 통화에서 명 씨의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1월에 명 씨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명 씨가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며 터무니없는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해 관계를 끊었다"고 해명했다. 사업가 김 씨를 통한 대납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무근이며, 명 씨의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하며, "검찰의 신속한 조사를 통해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검찰이 명태균 씨의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함에 따라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오 시장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의 진실이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수 있을지, 그리고 이 사건이 정치권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