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주릭슨 프로파(32)가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8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MLB 사무국은 1일(한국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프로파가 경기력 향상 약물인 융모성선자극호르몬(hCG) 양성 반응을 보였다"며 "리그 규정에 따라 8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린다"고 밝혔다.

 

퀴라소 출신의 프로파는 2009년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통해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했으며, 201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텍사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콜로라도 로키스를 거쳐 현재 애틀랜타 소속이다. 특히 그는 샌디에이고에서 한국인 메이저리거 김하성과 절친한 관계를 유지하며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또한,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네덜란드 대표팀과 2024년 샌디에이고 선수로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

 

프로파는 한때 MLB 전체 유망주 순위 1위에 오를 만큼 높은 기대를 받았지만,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8년 텍사스, 2019년 오클랜드에서 2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했으나 타율은 2할 초중반에 머물렀다. 2023년까지 한 번도 OPS 0.8을 넘긴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예비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었던 그는 158경기에서 타율 0.280, 24홈런, 85타점, 10도루, OPS 0.839를 기록하며 커리어 최고 시즌을 보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겨울 애틀랜타와 3년 4,200만 달러(약 620억 원) 규모의 FA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적 첫해 개막 4경기에서 타율 0.200(15타수 3안타), OPS 0.450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프로파는 약물 적발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맞이했다.

 

프로파는 MLB 선수협을 통해 공식 성명을 발표하며 "오늘은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힘든 날이다. 금지약물 양성 반응으로 8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는 소식을 전하게 되어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야구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깊은지 알 것이다. 애틀랜타 구단과 팀 동료들, 그리고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야구에 대한 깊은 애정과 존중이 있기 때문에 절대 고의로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에만 8번을 포함해 커리어 내내 여러 차례 검사를 받았지만, 단 한 번도 양성 반응을 보인 적이 없었다"며 "고의로 금지약물을 복용한 적은 없지만,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하며 MLB 사무국의 결정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애틀랜타 구단 역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구단은 "프로파가 경기력 향상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사실에 놀랐고 매우 실망했다"며 "MLB 사무국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프로파가 이번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MLB에서 금지약물 복용으로 적발될 경우, 첫 번째 적발 시 80경기 출장 정지, 두 번째 적발 시 162경기 출장 정지, 세 번째 적발 시 영구 제명 처분을 받는다. 프로파는 첫 번째 적발이므로 80경기 징계를 받게 되며, 시즌 중반까지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프로파의 징계로 인해 애틀랜타의 시즌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그는 외야와 내야를 오가며 활용될 계획이었으나, 이번 출장 정지로 인해 구단은 대체 자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애틀랜타는 현재 내야 자원인 올랜도 아르시아와 오지 올비스, 외야수 마이클 해리스 2세와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등의 선수단 운영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프로파는 샌디에이고에서 김하성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김하성의 의형제'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팬들의 실망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시즌 초반부터 터진 약물 스캔들이 그의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