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조니 김(41)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하며 미국에서도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네이비실(해군특전단) 대원, 하버드 의대 출신 의사, 그리고 NASA 우주비행사까지 세 가지 직업을 거치며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그의 경이로운 이력은 미국 언론에서도 집중 조명되고 있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네이비실, 하버드 의사, NASA 우주비행사... 엄마에게 이 과잉성취자에 대해 말하지 말라"라는 제목의 기사로 조니 김의 삶을 소개했다. 

 

WSJ은 "조니 김은 인생의 절반 정도 시기에 아메리칸드림을 세 차례나 이뤘다"며 그의 업적이 세계적인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이력서는 많은 이들에게 비교의 대상이 되며 압박감을 줄 수 있다고도 전했다. 특히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에서는 그를 영웅으로 칭송하면서도 "모든 아시아계 자녀의 악몽"이라는 농담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부모들이 "조니 김이 이미 더 잘했다"며 자녀들에게 더 큰 기대를 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AP통신 또한 조니 김의 ISS 승선 소식을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그는 해군 소령이자 해군 조종사, 그리고 비행 군의관으로도 활동한 이력을 가지고 있으며, 2020년 NASA의 달 유인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후보군 11명 중 한 명으로 선발되며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로 불리기도 했다. 당시 경쟁률은 1600대 1이 넘는 수준이었다. 

 

그는 20대 시절 네이비실 훈련을 마치고 이라크전에 파병되어 100여 차례의 특수작전을 수행했다. 공로를 인정받아 다수의 군 훈장과 표창을 받은 후, 군의관이 되기 위해 20대 후반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샌디에이고대와 하버드 의대를 졸업하고 레지던트 과정을 마쳐 전문의가 된 후, 해군에서 전투기 조종사 훈련까지 수료했다. 이후 하버드대에서 만난 의사이자 우주비행사 스콧 패러진스키의 영향을 받아 NASA에 도전했다.

 

 

 

대만계 미국인 소설가 웨슬리 추는 2021년 그의 이력을 두고 "내 최악의 악몽은 조니 엄마와 우리 엄마가 친구인 상황"이라는 위트 있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NASA 공식 SNS나 관련 게시물에도 "우리 부모님이 이 남자를 몰랐으면 한다" 등의 댓글이 이어지며, 그의 놀라운 성취가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주고 있다.

 

조니 김의 성공 뒤에는 불우했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그는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국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2020년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알코올중독이 있던 아버지의 학대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그는 가족을 지키고 싶은 마음에 강한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했고, 네이비실에 입대하는 목표를 세웠다. 18세 때 아버지가 술에 취해 어머니와 자신에게 총을 겨누는 사건이 발생했고, 결국 경찰과의 대치 끝에 아버지가 총에 맞아 숨졌다. 이 사건은 그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그는 "당신은 나쁜 카드들을 갖고 태어날 수 있지만, 그 모든 것을 계속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며 삶을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니 김이 탑승한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은 한국시간 8일 오후 6시쯤 국제우주정거장에 무사히 도착했다. 도착 후 그는 관제센터와 교신하며 "대단히 감사하다. 여기 있게 돼 영광"이라고 짧게 인사했다. 그는 앞으로 약 8개월간 우주정거장에 머물며 과학 연구와 기술 실험 임무를 수행한 뒤, 오는 12월 9일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그는 "나는 원래 의사나 우주비행사를 하려는 열망이 없었다. 지금까지도 내게 중요한 것은 하나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현재 하는 일에 온전히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를 NASA의 길로 이끈 패러진스키는 조니 김을 "초인적인 사람이며,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한국계 최초의 NASA 우주비행사로서 ISS에 도착한 조니 김은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딛고 세계적인 인물로 성장했다. 그의 도전과 성공 스토리는 단순한 개인의 성취를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