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눈물 점안 전 ‘첫 방울 버리기’가 답입니다
전자기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단순한 불편함으로 넘기기 쉽지만 방치하면 각막 손상과 시력저하, 심하면 실명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2년 안구건조증 진료 인원은 약 237만 명. 대한안과학회의 2023년 설문에서도 응답자 10명 중 8명이 뻑뻑함·시림·충혈·이물감·통증·시력저하 등 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과거엔 주로 노화가 원인으로 꼽혔지만 스마트폰·컴퓨터 사용, 실내 건조한 환경 등 생활습관 요인이 겹치며 대표적 현대질환이 됐다. 학계가 ‘눈의 날’을 지정해 인식 제고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안구건조증은 눈물막의 균형이 깨질 때 발생한다. 점액층·수성층·지질층으로 구성된 눈물막 중 하나라도 이상이 생기면 윤활과 보호 기능이 떨어져 뻑뻑함과 통증이 나타난다. 인천성모병원 김용찬 교수는 “각막 방어력이 저하돼 각막염, 결막염, 각막궤양 등 2차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수술 예후에도 영향을 준다. 고려대 안암병원 김동현 교수 연구진은 안구건조증이 각막 곡률 측정값의 변동성을 키워 백내장·굴절수술의 정확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보고했다. 수술 예정자라면 사전 치료가 권고된다.치료의 기본은 인공눈물이다. 윤활 성분 제품은 표면 손상을 줄이고, 지질 성분 제품은 증발을 억제해 눈물막을 안정화한다. 1회용 무보존제 점안제는 하루 6회 이상이나 렌즈 착용 시 유리하지만, 개봉 직후 첫 한 방울은 미세플라스틱 혼입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버리는 게 좋다. 보존제가 든 다회용은 장기 사용 시 부작용 가능성이 있어 정기적으로 안과 진료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사용법도 중요하다. 눈을 많이 쓸 예정인 활동 전 미리 한 방울 점안하면 따가움으로 인한 순응도 저하를 막을 수 있고, 한 번에 여러 방울 넣으면 눈물의 면역·영양 성분이 씻겨 나가므로 1회 1방울이 권장된다. 증상이 심할 땐 안연고를 취침 전에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3개월 이상에도 개선이 없으면 눈물점 폐쇄술이나 레이저 등 절차를 고려한다.생활습관 교정은 필수다. 화면을 볼 땐 20분마다 먼 곳을 바라보거나 눈을 감고 쉬어 깜빡임 저하를 보완하고, 눈꺼풀 세정제로 기름샘을 관리하면 노폐물 배출과 지질층 회복에 도움이 된다. 김동현 교수는 “환자의 80% 이상이 마이봄샘 기능장애를 동반한다”며 40도 안팎의 따뜻한 수건·찜질팩으로 눈가 온찜질을 권한다. 안구건조증은 완치가 어렵지만 올바른 점안과 꾸준한 습관 개선으로 충분히 증상 완화가 가능하다. 디지털 시대, 눈 건강은 관리의 문제다. 눈물막을 지키는 작은 실천이 선명한 시야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해법이다.